메뉴

[삼국지 키우기➀] 운영 1년 만에 파국 '인디게임', 무슨 일이...

늦장 디버깅과 불공정한 운영에 발목, 미숙한 대처가 키운 불씨

 

아이더블유지(I.W.G)에서 개발한 인디게임 '삼국지 키우기'가 만 1년만에 운영을 중단할 예정이다.

 

‘삼국지 키우기’는 인디 게임 ‘전략 삼국 디펜스’의 개발 중단으로 게임 IP(지적재산권) 및 전체 틀을 인수한 I.W.G의 인디 게임이다. 마찬가지로 삼국지 IP를 사용한 I.W.G에서 개발한 ‘유비의 꿈’의 후속작 개념으로 2019년 9월부터 출시됐다.

 

'삼국지 키우기'의 운영 1년만에 파국을 맞은 셈이다. 과연 이 인디게임에서 무슨 일이 일어났을까. 기자가 게임을 즐긴 유저로서 그 과정을 추적해봤다.

 

◆ 출시 초기, 게임을 즐기는 유저와 피드백이 빠른 운영자

 

삼국지 키우기는 ‘전략 삼국 디펜스’를 플레이하던 유저들을 그대로 흡수하면서 빠르게 성장했다. 한국 사람들에게 친숙한 삼국지 IP라는 점도 게임을 찾아오는 사람들이 쉽게 적응하는 요소 중 하나였다.

 

게임은 1000장의 시나리오를 바탕으로 삼국지의 줄거리르 따라가는 방식으로 되어 있다. 유저 진영에 6명의 장수들을 배치하고 육성해 상대편 진영을 파괴하면서 다음 시나리오 장수로 넘어가는 방식이다.

 

10장 단위로 적에게 장수가 등장해 시나리오 레벨링을 했고, 보통, 어려움, 지옥으로 1천장씩 구성해 반복되는 시나리오더라도 유저들이 공략하는 재미를 즐길 수 있었다. 결투장을 통해 유저들끼리 각자가 가진 장수들을 겨루는 콘텐츠도 있었다.

 

유저들은 공식 카페와 카카오톡에 단체방을 만들어서 각자가 가진 정보를 공유하고 공략을 적어나갔다. 개발자도 신규 콘텐츠 업데이트 예고와 헝그리앱 등에 쿠폰 이벤트를 통해 게임 홍보 및 개발에 힘썼다.

 

2019년 10월 11일에 1:1 장수 대결인 일기토 콘텐츠와 2019년 11월 19일에 주어진 장수로 방어하는 수성전, 2020년 1월 23일에 특정 장수를 같은 시간동안 얼마나 많은 데미지를 주는지 겨루는 포위전 콘텐츠가 추가되면서 유저들에게 호응을 받았다.

 

게임 내 아이템과 장수를 보급할 수 있는 재화인 공적과 인수를 콘텐츠 업데이트 때마다 받을 수 있도록 쿠폰을 발행한 부분도 유저들이 호평하는 요소였다.

 

2020년 1월로 넘어오면서 신규 장수 ‘초한지 장수’ 맞추기 이벤트를 하면서 유저들에게 신규 장수를 선보일 것을 예고했다.

 

◆ 버그 유저의 등장과 미흡한 대응

 

I.W.G 개발자와 유저가 채팅한 내역에 따르면, I.W.G는 1인 개발사다. 혼자서 콘텐츠를 코딩하고 배포하는데, 당연히 검수하는 과정이 미흡하고 시간이 오래 걸릴 수밖에 없다.

 

이에, 유저들도 어느 정도 개발사의 고충을 이해하고, 운영과 개발을 혼자서 하는 개발사를 응원하면서 버그가 발생하면 카페를 통해 제보를 하는 방식으로 서로가 상부상조 해 왔다.

 

문제는 게임 내에 버그가 발생하면서 나타났다. 상위권을 차지한 유저들 중 일부가 버그를 악용해 상위 랭커가 되었고, 운영자가 이를 캐치하지 못한 채, 유저가 의심가는 점을 찾아 신고하면서 조치가 이루어졌단 점에서 발생했다.

 

처음으로 버그가 문제가 된 부분은 ‘왼손잡이’라는 유저의 버그 악용이었다. 삼국지 키우기는 결투장의 군단전, 일기토, 포위전의 순위에 따라서 갱신과 함께 유저들에게 장수를 뽑을 수 있는 ‘공적’과 ‘인수’를 제공한다.

 

유저가 악용한 버그는 이 갱신을 추가적으로 이루어지게 하는 것으로 1일 1갱신을 유저 임의에 따라서 1일 5갱신, 10갱신도 가능해지면서, 부정 수급을 통해 게임을 즐기는 환경이 만들어진 것이다.

 

해당 유저가 커뮤니티에서 게임 계정을 자랑하면서 다른 유저들이 공략을 질문하던 도중 이사한 부분을 발견한 유저들이 운영자에게 신고하고 운영자가 유저의 계정을 삭제하면서 일단락 됐다.

 

진짜 문제는 다른 상위 유저에 의해 발생했다. ‘히종스’라는 상위 유저는 조용히 과금을 하는 헤비 유저로 인정받았으나, 이 유저 역시 버그 사용의 흔적이 포착되면서 계정 삭제 조치를 당하고 버그는 디버깅 됐다.

 

이 과정에서 유저들이 운영자가 헤비 유저의 부정 행위를 눈감아주고 경고만 한 것에 대해서 알게 되면서 정당한 보상안에 대한 조치를 요구했고, 운영자가 수용하면서 사건이 일단락되는 것처럼 보였다.

 

 

◆ 다중 계정으로 커뮤니티 내 분란 조장

 

수많은 유저들이 사용하는 커뮤니티의 규칙을 살펴보면 여러 규칙이 있지만 그 중에서도 ‘다중 계정’에 대한 규칙을 찾아볼 수 있다.

 

DC 인사이드와 같이 비로그인으로도 사용이 가능한 커뮤니티는 특별히 제재를 가하지 않지만, 계정 가입으로 이용 가능한 커뮤니티들은 다중 계정 사용에 대해 금지 조치를 하고 있다.

 

다중 계정을 사용할 경우 커뮤니티 내에서 소수의 의견을 다수의 의견으로 보이도록 하거나, 의도에 따라서 문제가 될 여지가 있는 콘텐츠들을 커뮤니티 유저들이 보도록 하는 등의 행위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삼국지 키우기 커뮤니티에도 이런 다중 계정을 이용하는 유저가 있었다. 네이버는 1개의 주민등록번호로 3개의 네이버 계정을 생성할 수 있다. ‘토이술토리’라는 유저는 자신의 본 계정 외에도 ‘1ㅋ1ㅋ’라는 이름의 부계정을 하나 더 만들어 커뮤니티에 침투시켜 여론을 조장하고 분란을 일으켰다.

 

개발사가 게임을 출시하고 피드백이나 대응이 빠르던 운영 초기에 ‘1ㅋ1ㅋ’라는 계정으로 커뮤니티에 들어와 운영자를 비난하고, 이를 말리는 다른 유저들에게 폭언을 뱉으며 커뮤니티를 망가트렸다.

 

분개하던 유저들 중 일부는 개발사로부터 ‘1ㅋ1ㅋ’라는 유저가 실은 ‘토이술토리’라는 게임 내 상위 유저와 동일인물이라는 것은 개발사가 일부 문의 유저에게 이 점을 알려줬다는 것을 공개한 것과 ‘1ㅋ1ㅋ’라는 부계정의 실명과 ‘토이술토리’라는 유저의 실명이 동일하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확정됐다.

 

이 사건은 해당 유저가 타 유저와 다툼 끝에 게임을 떠나면서 마무리됐지만, 그 상황까지 약 5~6개월 간의 시간동안 개발사가 방치하는 모습을 보면서 조용히 게임을 접는 유저들도 많았다.

 

이 과정에서도 해당 유저는 헤비 유저로 과금 유저였다는 점에서 개발사가 모르는 척 넘어갔다는 의혹이 제기됐으나, 조용히 묻혔다.

관련기사

포토리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