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처음으로 직접 태국법인을 설립했다. 한국 자동차의 불모지로 불린 태국에서 승부수를 던졌다.
3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자동차는 태국에 ‘현대 모빌리티 타일랜드’ 태국 법인을 설립하고 정식으로 사업 활동을 시작한다. 태국 법인은 차량 판매, 마케팅, 애프터서비스(AS) 등을 직접 진행한다.
현대차가 태국에 자체 법인을 직접 설립한 것은 처음이다. 1997년 아시아 금융위기 당시 태국에서 철수한 현대차는 2007년 일본 자동차 판매업체인 쇼지츠와 현지업체인 아피코의 합작 법인을 통해 재진출했다.
그러나 관세 등의 영향으로 승합차 등 일부 모델만 출시하는 등의 한계로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미미했다
현대차의 이번 시장 확장은 동남아시아 시장이 앞으로 계속 성장해 나갈 것을 염두에 두면서 동남아 최대 자동차 생산국인 태국 판매량을 증진하는 전략을 목표로 삼은 것으로 분석된다.
정재규 현대차 태국법인장은 "태국은 동남아에서 중요한 시장으로 상징성이 있다"며 "법인을 설립해 직접 진출한다는 것은 그만큼 집중해서 사업을 확대하겠다는 의미"라고 전했다.
현대차는 이번 태국 현지 자체 법인 설립으로 인도네시아, 필리핀에 이어 세 번째 단독 법인을 두게 됐다.
태국은 토요타와 혼다 등 일본 자동차가 압도적인 점유율을 가진 국가다. 현대차가 이번 현지 법인 설립으로 태국 내 판매량 점유율 90%에 이르는 일본 완성차 업체에 도전장을 내밀게 됐다.
동남아 전동화 전환 패러다임에서 태국은 중요한 요충지로 평가된다. 태국 산업 연합(FTI)은 태국의 전기차 판매량이 올해 2만5000대에서 3만5000대에 이를 것으로 예측했다.
현대차는 일본 완성차 업체에 비해 전동화 전환에 앞선 만큼 태국에서도 전동화 전략을 펼칠 것으로 예측된다. 현대차는 태국 정부와 전기차 시장 진출에 대해서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는 태국 사업을 본격적으로 펼치기 위한 초석으로 소형 다목적차량(MPV) 스타게이저를 선보였다. 지난달 열린 방콕모토쇼에 차량을 전시하고 사전 계약을 시작했다.
2분기에는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 크레타를 새롭게 내놓을 계획이다. 지난해 열린 방콕모토쇼에 이어 올해 행사에도 전기차 아이오닉5, 아이오닉6가 전시된 바 있다. 현지에서 전기차 모델 출시 가능성을 엿보이게 하는 대목이다.
정부의 육성 정책으로 태국 전기차 시장은 빠른 속도로 확대되고 있다. 창청(GWM), BYD, HOZON 등 중국 전기차가 강세를 보이는 가운데 테슬라 등이 가세해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한편 ‘아세안 주요 5개국 자동차 브랜드별 점유비’(유영국)에 따르면 일본차는 점유비 인도네시아 90.5%(21), 필리핀 83.9%(21), 태국 79.9%(21), 싱가포르 56.9%(21년), 베트남 52.6%(22)이었다. 한국차 점유비는 인도네시아 3.8%, 필리핀 5.3%, 태국 2% 미만, 싱가포르 8.5%, 베트남 35.4%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