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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중계] 동남아지역동향설명회1 ‘뜨거운 태국-미얀마’

‘동남아시아 2020’ 줌 화상회의 1부 이미지 교수-홍문숙 교수 50여명 참여

 

한국에서 내로라하는 아세안(동남아) 연구자들이 모였다.

 

태국-미얀마-베트남-인도네시아 4개국 및 아세안의 2020년 동향에 관한 ‘제2회 동남아지역동향설명회’가 지난 2월 20일 줌(ZOOM) 화상회의로 열렸다.

 

한국동남아학회, 전북대학교 동남아연구소, 서울대학교 VIP진출기업현지화지원사업단이 공동개최한 설명회는 50여명이 참가해 오전 9시 30분부터 오후 5시까지 실시간으로 진행되었다.

 

 

한국동남아학회는 연 4회 발간되는 학회지 ‘동남아시아연구’의 첫 호를 동남아시아 각국의 지난 일 년을 되돌아보는 특집호로 발간하고 있다. 이번 행사는 그 필진들이 쓴 각국 리뷰를 발표하는 자리로 마련되었다.

 

■ 이미지 교수 ‘태국 2020: 의심받는 ‘타이식 민주주의’와 정치과정의 변화‘

 

‘동남아시아연구’ 편집위원장인 여운경 서울대 교수의 개회사에 이어 전제성 전북대학교 동남아연구소장의 사회로 막을 올린 1부에서는 태국과 미얀마의 2020년 동향이 소개되었다.

 

첫 번째 발표를 맡은 부산외국대학교의 이미지 교수는 ‘태국 2020: 의심받는 ‘타이식 민주주의’와 정치과정의 변화‘라는 제목으로 태국의 2020년 동향을 소개하였다.

 

 

발표의 초점은 청년세대를 중심으로 한 군주제 개혁 요구가 전례 없이 전면적으로 분출된 시위에 맞춰져 있었다.

 

특히 이 교수는 태국의 특수한 환경 속에서 발전해온 ‘타이식 민주주의’에 대한 의구심이 시위를 통해 드러나고 있다고 강조했다. 민의가 아니라 ‘좋은 사람’이 중심이 되는 통치를 중시해온 ‘타이식 민주주의’는 청년세대가 원하는 ‘완전한 의회민주주의’와는 거리가 멀다는 것이다.

 

지난해 2월 진보신당인 아나콧마이당의 강제해산을 기점으로 불거진 시위는 탁씬과 반탁씬으로 구분되어온 그간의 정치대립에 균열을 가하면서 보다 근본적으로 국왕의 현실정치 개입을 문제시 삼고 있다고 이 교수는 첨언했다.

 

이 교수는 군주제 개혁이라는, 태국 내에서도 여전히 언급하길 꺼려하는 민감한 사안을 시위대가 주장하고 있다는 점에서 전망이 밝지만은 않다고 조심스레 밝혔다. 덧붙여, 정부와 시위대의 의견이 팽팽하게 맞서는 상황에서 협상이 쉽지 않을 것으로 이 교수는 예측했다.

 

 

 

시위의 장기화가 예상되는 가운데 태국의 정국은 한 치 앞을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 됐다. 토론을 맡은 전북대 동남아연구소의 김주영 박사는 “시위 과정에서 나타난 태국과 홍콩 청년세대의 연대를 고려해 태국과 중국의 관계에 변화가 감지되지는 않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을 것”이라고 제안했다.

 

태국이 중국과 정치경제적으로 우호적인 관계를 맺고 있다는 사실을 고려하면 시위에서 드러나는 중국 공산당식 권위주의에 대한 비판과 홍콩과의 연대는 양국 관계에 중요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최근까지 시위가 이어지는 가운데 태국의 2021년은 어떻게 전개될지 관심을 가지고 살펴봐야 할 것이다.

 

■ 홍문숙 교수 ‘미얀마 2020: NLD 총선 승리의 시사점과 지속가능한 평화-발전의 난제’

 

미얀마의 2020년 동향에 대한 발표는 부산외국어대학교의 홍문숙 교수가 맡았다.

 

‘미얀마 2020: NLD 총선 승리의 시사점과 지속가능한 평화-발전의 난제’라는 제목으로 소개된 미얀마의 지난한 해에서 가장 중요했던 사건은 2020년 11월 8일에 있었던 총선과, 그 결과가 미얀마 국내에 불러일으킨 파장이었다.

 

 

홍 교수는 코로나 19 팬데믹으로 인해 선거운동이 어려운 상황에서 여당인 민족민주동맹(NLD)이 압승의 주요 원인을 해부했다.

 

홍 교수는 소셜미디어를 주로 소비하는 Y세대 및 Z세대 유권자를 대상으로 온라인 선거운동을 펼친 것이 주효했고, 소수민족정당이 ‘정체성의 정치’에 안주하여 사회경제적 변화에 대한 소수민족들의 기대에 부응하는 변화의 가능성을 내놓지 못한 점, 그리고 코로나19 대응 과정에서 가시화된 군부의 존재감이 군부 정권의 복귀 가능성에 대한 공포감을 불러일으켜 ‘NLD 아니면 군부’라는 담론이 형성되었던 점 등을 NLD 압승의 주요 원인으로 꼽았다.

 

2020년 동향을 다룬 국가리뷰에는 포함되지 않는 내용이었지만 설명회 참가자들의 관심은 올해 2월 1일 발발한 미얀마 쿠데타 정국에 쏠릴 수밖에 없었다.

 

 

홍 교수는 이와 관련하여 시민불복종 운동이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이에 대한 군부의 무력 진압이 이루어지고 있는 미얀마의 현 상황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했다.

 

토론을 맡은 전북대 동남아연구소의 김희숙 박사는 “2008년 헌법에 의해 보장받고 있는 25%의 군부 의석이 단일한 목소리를 낼 수 없게 된 군부 내부의 분열에 주목하여 총선 불복과 쿠데타 원인을 분석할 필요가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쿠데타 정국이 여전히 진행 중인 가운데 향후 중국과 미국, 아세안 등 미얀마를 둘러싼 국제관계의 지형 변화가 어떻게 이루어질 것인지도 귀추가 주목된다.

 

 

지난해 5월 유튜브 동영상으로 제작한 제1회 동남아지역동향설명회와 달리 실시간 화상회의로 개최된 이번 행사에서는 학자들은 물론 김영선 전 인도네시아 대사를 비롯한 전-현직 공무원과 기업인, 일반 시민들의 참여도 활발히 이루어졌다.

 

50여 명이 참가하여 성황리에 끝난 이번 행사의 녹화영상은 곧 유튜브에서도 만나볼 수 있다. 이번에 발표되지 않은 다른 동남아 국가들의 2020년 동향에 대한 설명회도 5월호 동남아시아연구 발간에 즈음하여 개최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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