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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et 철도여행4] ‘베트남 나폴리’ 나트랑, 왜 외국인이 더 좋아할까

해운대보다 몇십배 긴 6km 해수욕장 이어져... 섬 안의 테마파크 ‘빈펄랜드’ 인기

 

나트랑(Nha Trang)은 베트남어로는 낫짱이다. 현재 베트남어 의미로는 ‘하얀 집’이라는 뜻이지만 참족 언어로 “Ya Tran” 혹은 “Ea Trang”에서 유래하였으며 ‘갈대가 우거진 강(Reedy River)’이라는 뜻이다

 

무려 6km에 이르는 길고 완만한 해변, 복잡하지 않게 늘어서 있는 선베드, 해변을 둘러싼 공원과 그늘을 드리운 야자나무는 베트남 최고 휴양지의 상징이다. 일조량이 풍부한 날씨로 ‘베트남의 나폴리’라는 명성을 얻었다.

 

아침에 눈을 뜨니 호텔 창문으로 비치는 일출의 모습이 장엄하다. 절로 발길이 바다로 향했다. 걸어서 3~4분 거리 해수욕장에 갔다. 해안은 모래사장, 공원, 바다로 연결되었다.

 

 

나트랑 해변이 왜 좋으냐고? 가보면 단박에 알게 된다. 에메랄드 빛 바다와, 천연 백사장, 부드러운 모래사장이 끝없이 이어지는 해안선이 정말 아름다웠다.

 

특히 나트랑 해변은 러시아인들이 가장 좋아한단다. 세계 3대 휴양지의 명성도 얻은 나트랑 해변에는 고급 호텔들이 해안선을 따라서 쭉 들어서 있다.

 

■ 아름다운 섬 전체가 테마파크 ‘빈펄랜드’

 

나트랑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혼쩨섬 빈펄랜드(Vinpearl Land)’다. 베트남에서도 가장 아름다운 해변으로 평가받는 것이 ‘빈펄랜드’가 있는 혼쩨섬이다.

 

 

혼째섬은 아름다운 섬이다. 나트랑 해변 맞은편에 있다. 내가 묵은 호텔 유리창에서 저 멀리 혼쩨섬 언덕 위에 커다랗게 새겨진 ‘빈펄(Vinpearl)’이라는 글자가 시야 속으로 들어왔다.

 

섬을 가려면 나트랑 중심가에서 약 5km 남쪽에 위치한 꺼우다 선착장으로 가야 한다. 티켓 한 장을 구입하면 유람선과 케이블카나 랜드 시설을 다 관람할 수 있다. 하지만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케이블카는 점검 중이었다.

 

 

배로 10분, 혼쩨섬 선착장에서 내리자마자 빈펄랜드다. 디즈니랜드나 롯데월드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섬 전체를 테마파크로 꾸며놓은 대담한 발상이 신선했다. 가장 낮은 쪽 중심 건물 좌우로 롯데리아와 스타벅스 로고가 눈에 띄었다.

 

빈펄랜드는 섬의 평지에서 산 중턱까지 다양한 놀이기구를 즐길 수 있다. 우선 수족관에서 기이한 물고기들을 보았다. 이어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전망 좋은 언덕으로 올라가보았다. 거기에도 롯데리아 매장이 있었다. 

 

 

정상부에서 바라보는 경치가 압도적이다. 빈펄랜드가 아래로 보이고 바다를 건너 나트랑 시내 마천루들도 반겨준다.  해변의 길고긴 모래사장이 마천루 아래 긴 띠처럼 이어진 풍경이 이색적이었다. 

 

빈펄랜드에는 해변이 전부 동쪽에 위치해 있어 선셋(일몰)이 귀한 나트랑에서 선셋을 감상하기 좋은 해변이 있다. 관람차와 동물원과 식물원을 비롯, 워터파크 등에도 사람들로 북적였다.

 

이곳은 코로나19 이전에는 가족단위 한국 여행객들이 다낭보다 더 많이 찾던 곳이다. 정식 이름은 ‘빈원더스’다. 베트남 최대 기업 빈그룹이 남호이안 빈펄랜드, 푸꾸옥 빈펄랜드와 함께 3개를 운영 중이다. 그 중 가장 먼저 생긴 곳이 빈펄랜드다.

 

■ 왜 러시안은 나트랑을 그토록 사랑할까

 

카인호아(khanh hoa)성의 성도인 나트랑에서 알게 된 새로운 사실도 있다. 나트랑 방문 전체 외국인 관광객의 60%가 러시안이라는 것이다. 중국인(홍콩 포함) 30%, 한국인 외 기타가 10%라는 것이다.

 

러시아 직항로가 없는 나트랑을 러시아인들은 왜 그토록 사랑하는 것일까. 나트랑 깜라인 국제공항이 아닌 호치민 공항에서 내려 환승하면 러시아에서 나트랑까지 걸리는 시간이 무려 12시간이나 된단다. 베트남관광청에 따르면 2019년 한 해 100만명의 러시아인들이 찾아왔다고 한다.

 

 

나트랑은 러시아와 깊은 인연이 있다. 1978년부터 2002년까지 나트랑 깜란 항구는 당시 러시아 해군에 임대되어 24년간 해군기지로 사용되었다. 추운 나라의 러시아 군인과 가족들에게 온화한 날씨와 해변, 베트남인들의 친절은 큰 인기를 얻었다.

 

임대 기간이 끝나고 반환된 이후에도 러시아인들은 꾸준히 나트랑을 찾아온다. 상인들도 러시아 간판을 달고 카페, 전문식당, 숙소를 운영하거나 여행사, 선물상점 등 관련 사업을 위해 러시아도 터득했다.

 

코로나19 여파로 러시아인들도 많이 떠났지만 지금도 나트랑에는 약 6000명이 머무르고 있다고 한다. 실제 해변에 러시아인들이 쉽게 볼 수 있었다. 한 현지 베트남인은 "러시아 음식점이 많다. 라이브바에 가면 앞으로 나가서 음악에 맞춰 춤을 모습을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나트랑 해변을 중심으로 죽 늘어선 호텔은 4~5성급이다. 한 블록 뒤에는 작은 규모 호텔이나 게스트하우스가 이어진다. 배를 타고 나가면 더 맑고 투명한 바다, 스노클링과 다양한 액티비티의 물놀이를 즐길 수 있는 곳이 나트랑이다.

 

 

 

김 소장이 가서 꼭 먹고 싶은 '참치횟집'은 못찾았다. 대신 다른 횟집에서 저녁을 먹고 다시 나트랑 해변으로 갔다. 호텔에서 가까운 곳이자 나트랑 해안의 중심인 '세일링클럽'으로 갔다. 클럽 안에는 관광객들이 가득했다. 마치 해운대 같은 밤풍경이었다.

 

많은 외국인들이 모래사장에 자리잡고 앉아 맥주를 먹고 있는 풍경을 바라보는데 한국인 목소리가 들려왔다. 찰칵찰칵 한국인 젊은 여성이 해변을 등지고 포즈를 잡고 사진을 찍었다.

 

해안 옆으로는 커피숍과 호프집, 피서용 의자, 모래 위 식탁이 이어졌다. 여타 동남아의 유명 해변과 달리 호객꾼이 많지 않았다. 비교적 여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해수욕을 즐길 수 있다. 멀리 빈펄랜드 관람차의 조명이 반짝반짝 빛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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