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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et 철도여행 8] 등 밝힌 호이안, 당신의 밤은 낮보다 더 뜨겁다

사방에서 호객하는 소리, 전통배를 띄워 보름달에 소원을 빌다

 

다낭에 밤이 왔다. 다낭에서 30km 떨어진 예쁜 강변도시 호이안으로 갔다. 거기서 전통배를 타고 강물에 비치는 보름달에 소원을 빌었다.

 

다낭 시는 중앙도시다. 베트남 중앙도시는 하노이-호치민-하이퐁-다낭-컨터 6개다. 다낭과 맞붙은 호이안시는 중앙도시는 아니다. 광남성 안의 오래된 도시다.

 

 

15세기 이래 세계무역항으로 발전해왔다. 동서양의 독특한 건축양식을 띠어 1999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선정되었다. 이 때문에 호이안을 찾기위해 다낭을 찾을 정도로 유명한 관광지가 되었다.

 

원래 무역항이라 동남아시아인 일본인, 중국인이 모여들었다고 한다. 일본-중국-베트남의 문화가 융합되는 도시다.

 

다낭에서 택시로 30분. 도시에 들어서 강 하나 넘으니 거기는 불야성이었다. 옛날 도시인 소위 ‘올드타운’ 구경을 찾아온 이들로 북적였다.

 

 

 

밤이라서 잘 분별을 할 수 없지만 건물 벽은 대부분이 노란색이다. 건물 높이는 대개 2층이고 1층과 2층 사이에 기와 처마가 있었다.

 

딱 알겠다. 이 도시는 낮보다 밤이 핫하다는 걸. 형형색색 알록알록한 등이 켜지면 도시는 환상적으로 변신한다. 여기저기서 호객하는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먼저 호이안 특산 국수를 뚝딱 먹고, 전통 야시장을 둘러봤다. 사람들이 장사진이다.

 

전통공예품이나 염색직물 등이 인기 품목이었다. 야시장 중간에 있는 가판에서 바나나 팬케이크도 먹어봤다. 직접 만드는 장면은 보기만 해도 군침이 고였다. 맛있게 먹고 있는데, 한국인들의 정겨운 목소리가 들려와 귀를 솔깃하게 했다.

 

 

온 동네를 수놓은 아름다운 홍등을 바라보며 호이안에서 가장 유명한 전통 배를 탔다. 투본강 위에서 노를 저으며 우리를 맞은 이는 웃음이 많은 중년 여성이었다.

 

그녀가 배에서 바닥에 불을 켜놓은 미니 연등을 건네주었다. 마침 보름달이 떴다. 강물 위에 연등을 띄웠다. 소원을 빌었다.

 

 

전통마을 끝에 호이안에 있는 유일한 한국식당 ‘윤식당’ 집이 있었다. 나영석 PD와 윤여정의 '윤식당'과는 무관하다고 한다. 어쨌든 한글로 ‘윤식당’이라는 글씨가 반가웠다. 큰길가에서 멀지 않은 곳이다. 들어가 보지는 않았지만 김치찌개와 제육쌈밥이 인기 메뉴라고 한다.

 

지인은 “호이안은 낮이 너무 덥다. 야시장과 뱃놀이 정경을 보기는 밤이 훨씬 낫다”고 했다. 정말, 호이안은 “낮보다 밤”이었다.

 

 

■ 미케 비치의 일출, 새벽 4부터 모여드는 해수욕객들 장관

 

다낭의 숙소는 미케비치가 내려다보이는 해변 인근 호텔이었다. 새벽에 눈이 떠졌다. 이 이른 시간에 웬 음악소리가 들려왔다. 알고 보니 다낭 지역 아침 해수욕 시간은 오전 4~7시 사이였다. 남녀노소 모두 바다로 뛰어드는 시간이다.

 

일출은 장엄 그 차체였다. 해가 수평선에서 붉은 기운 품고 두둥실 떠오르고 있었다. 장관이었다. 해수욕장과 붙어 있는 공터에는 여기저기 음악에 맞춰 집단 에어로빅 체조가 열렸다.

 

 

해가 뜰 무렵 나도 백사장으로 내려갔다. 호텔 내 방 창에서 개미떼처럼 보였던 수많은 사람들이 바닷속에서 즐거움을 만끽하고 있었다. 벌써 모래사장으로 나와 모래로 몸을 가리거나 지친 상태로 벌러덩 눕거나, 앉아서 여유롭게 바다를 바라보기도 했다.

 

바다에서는 수많은 사람들이 으르렁거리는 파도와 함께 천진난만하게 물장구를 치고 있었다. 어린 아이를 데려온 어머니, 아버지, 연인 친구들 모두 연신 카메라 셔터를 늘러댔다.

 

길고 긴 해변을 걷는 산보객도 끝없이 이어졌다. “아~ 그래서 다낭이구나.” 다낭은 베트남에서 가장 핫한 관광지다. 특히 한국관광객들이 가장 사랑하는 곳이라서 ‘경기도 다낭시’라는 별칭이 붙었다.

 

 

내가 직접 본 다낭은 더 매력적이었다. ‘바나힐’ 같은 신비로운 산상 유락지와 용다리 주말 불꽃쇼 등의 볼거리, ‘월남쌈’ 같은 풍부한 먹거리, 숙소에서 바로 풍덩 뛰어 들어갈 수 있는 10km 에메랄드빛 미케비치가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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