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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프로게이머 깜짝 영입이 쏘아올린 e스포츠 한류

프레딧 브리온 '리그오브레전드 이스포츠팀 베트남 선수 당탄롱 영입 발표

1월 21일 프레딧 브리온 '리그오브레전드 e스포츠팀(이하 프레딧 브리온)이 베트남 선수 당탄롱(Đặng Thành Long)을 영입했다고 발표했습니다.

 

3군 격인 아카데미 선수로 프로 기준인 2군 진입을 위해 한국에서 프로 테스트 및 육성 차원이라 밝혔지만, 한국 프로팀 최초 베트남 선수 영입은 네티즌들에게 큰 화제가 되었습니다.

 

갑작스런 베트남 선수 영입으로 의아해하실 분들도 많겠지만 사실 프레딧 브리온은 지속적으로 베트남에 대한 관심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프레딧 브리온의 베트남 진출

 

지난해 7월 프레딧 브리온은 베트남 게임 스트리머 '하티푸우(Ha Tieu Phu)'와 글로벌 스트리머 계약을 맺습니다. 한국 LOL e스포츠팀이 베트남 스트리머와 계약을 맺은 것은 최초입니다.

 

하티푸우(Ha Tieu Phu)는 63만명 페이스북 팔로워와 40만 명의 유튜브 구독자를 가지고 있는 베트남 스타 스트리머입니다. 하티푸우(Ha Tieu Phu)는 베트남 내 한국 LOL 리그 LCK 중계권을 가지고 있는 BOX 스튜디오 소속 크리에이터이기도 해서 베트남에서 LCK 중계와 함께 프레딧 브리온 홍보를 맡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프레딧 브리온은 스트리머 계약이후 본격적으로 베트남 선수 발굴을 시작합니다. 지난해 9월 베트남에서 선수 오디션을 개최하게 됩니다. 이전에도 한국 기업들이 베트남 이스포츠 선수 오디션이나 대회를 개최한 적이 있지만, 홍보차원 혹은 친선 목적의 성격이 강했습니다.

 

하지만 프레딧 브리온 선수 오디션은 달랐습니다. 오디션으로 선발된 선수들은 프로선수들과 합을 맞춰보기도 하며 진지하게 선수 발굴에 임했고 그 중 선발된 당탄롱이 올해 1월 아카데미 계약까지 하게 되었습니다.

 

또한 베트남 현지 코치 및 캐스터들과 현지 자문위원 계약을 맺고 스카우터 형식으로 베트남 내에서 지속적인 선수 발굴을 진행하며 본격적인 베트남 진출을 시작했습니다.

 

페이커의 등장과 한국 e스포츠 위상

 

이스포츠를 이야기할 때 항상 언급되는 선수가 있습니다. 지금도 현역으로 활동하고 있는 전설적인 선수 페이커입니다. 2013년 16세의 나이로 '리그오브레전드' 프로 데뷔하여 전세계 e스포츠 선수 중 가장 많은 인기를 가지며 e스포츠계 마이클 조던과 같은 위상을 지니고 있습니다.

 

e스포츠 최대 후원사인 레드불에서 2021년 역대 최고의 e스포츠 선수로 전세계 1위에 당당하게 올라가기도 했습니다. 필자도 베트남에서 페이커를 알고 있는지 질문을 많이 받아볼 만큼 그의 인기를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

 

페이커의 성공뿐만 아니라 한국 이스포츠는 오랫동안 전세계를 호령했습니다. 심지어 너무 잘하는 게이머를 만나면 한국 사람아니냐고 오해할 정도입니다. 그 이면에 스타크래프트부터 시작되어 오랫동안 정착된 프로팀 운영과 매니지먼트, 탄탄하고 체계화된 유스 시스템이 굳건하게 자리잡고 있어 페이커에서 멈추지 않고 계속 스타 플레이어들을 배출하고 있습니다.

 

현재 많은 프로팀 감독, 코치, 스태프들이 해외로 진출하여 한국 이스포츠 시스템을 전파하고 전세계 이스포츠 생태계에 기여하고 있습니다. 베트남에서도 한국인 이인철 감독이 이끄는 세르베로스 프로팀이 2021년 윈터시즌 우승을 차지 했습니다. 한국 프로게이머와 한국 코치라 하면 일단 고개가 끄덕여지는 전세계적 위상을 자랑하고 있습니다.

 

베트남 e스포츠의 급격한 성장

 

한국콘텐츠진흥원에서 조사한 2020년 베트남 이스포츠 시장 보고서에 따르면 베트남은 게임 온라인 시장에서 세계 28위, 동남아 국가 중 2위에 올라 있습니다. 또한 하루에 3시간 42분동안 핸드폰을 사용하며 이중 23%를 게임을 즐기며 2위인 SNS(18%) 보다 많이 이용하는 것으로 나왔습니다.

 

필자가 베트남에서 만난 베트남 남자 지인들이 공통적으로 즐기는 것이 두 가지가 있었습니다. 하나는 축구였고 다른 하나는 게임이었습니다. 특히, 전세계적으로 유명한 리그오브레전드와 배틀그라운드는 남녀노소 카페에서 쉽게 즐기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2019년 MSI 리그오브레전드 세계대회가 베트남 하노이와 호치민에서 열렸습니다. 대회를 보고 싶어 예약을 할려고 했지만 몇 분만에 매진되어 관람하지 못했던 기억이 납니다. 베트남의 이스포츠 열기를 체감했던 경험이었습니다. 리그오브레전드와 함께 전세계적으로 유명한 아레나 오브 발러 월드컵 2019 대회는 베트남에서만 65만명이 시청하며 시청 신기록을 세울 정도로 이스포츠의 열기가 뜨겁습니다.

 

베트남은 10~30대 청년 인구가 전체 인구의 60% 이상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이들은 자연스럽게 스마트폰을 이용해 게임 스트리밍을 접하고 있으며, 베트남 조사 기관 Appota에 따르면 조사 응답자의 절반 이상이 일주일에 한 번 이상 게임 스트리밍을 하며 게임 스트리밍 시청이 일상생활이 되었다는 사람도 37%나 되었습니다. 이스포츠가 베트남 일상생활에 자연스럽게 자리 잡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베트남 e스포츠 스타 SofM 레꽝주이

 

현재 베트남에서 가장 성공한 e스포츠 스타가 누구인가 물어본다면 10명 중 10명은 SofM 레꽝주이 (Le Quang Duy) 이라 대답할 것입니다.

 

중국 프로리그에 진출한 SofM 레꽝주이는 2020년 리그 우승에 기여하고 당해 '리그오브레전드' 월드컵에서 준우승까지 차지하며 일약 스타가 되었습니다. 베트남에서 그는 Vietnam Golden boy 혹은 Vietnam Forest God (베트남 정글의 신)으로 불리고 있습니다. 베트남 주요 언론에서도 연일 SofM의 소식을 집중 보도합니다.

 

SofM 레꽝주이는 한국 솔로랭킹 최고랭킹인 챌린저 10위에 이름을 올리며 한국에서도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이후 베트남 선수들이 한국 솔로랭킹에 이름을 올리며 실력을 증명하기 위해 부던히 애쓰는 모습이 자주 포착되고 있습니다. 한국 최상위 랭킹에 이름이 올라가면 언론에서 다룰 정도로 한국에서 인정 받는 것이 영광이자 자부심으로 여기고 있습니다.

 

수십억의 연봉을 받으며 중국 리그를 제패하는 모습을 보며 수 많은 베트남 젊은이들의 우상이 되었습니다. 특히, 허름한 임시건물에서 연습을 하는 사진이 공개되며 고난과 역경을 이기고 정상에 오른 그의 스토리는 흡사 박지성의 성공 스토리와 닮아보였습니다.

 

SofM 레꽝주이는 현재 15억 이상의 연봉을 받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또한 아레나 오브 발러 리그에서 누적 상금으로 10억이상 받는 선수가 무려 5명이나 있으며, 조사에 따르면 프로게이머 및 게이머로 버는 수입 평균이 연 2만불 수준이라 합니다. 베트남 1인당 GDP보다 몇 배나 더 수입을 벌고 있어 수 많은 젊은이들의 선망의 대상되고 있습니다.

 

오징어게임 다음은 게임이다.

프레딧 브리온이 투자하고 있는 베트남은 한국과 북미 다음으로 따로 독립된 프로리그가 만들어진 지역입니다. 신흥국 중에서 가장 빠르게 이스포츠가 성장하고 있는 시장입니다. 박지성의 EPL 진출 성공이 많은 한국 선수들의 유럽 진출을 가속화 시켰다면 베트남 스타 프로게이머 SofM 레꽝주이의 중국 진출 성공이 많은 베트남 선수들이 꿈을 가지고 프로게이머에 도전하고 있습니다.

 

베트남에게 중국과 한국 이스포츠 시장은 꿈의 무대이자 박지성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 입단하며 받은 관심과 비슷합니다. 프레딧 브리온의 베트남 선수 영입은 베트남 시장의 또하나의 가능성을 열어주었을 뿐만 아니라 베트남의 청년 인구에게 한국에 대한 꿈을 키울 수 있는 장을 마련해주었다고 생각합니다

 

<오징어게임>의 흥행부터 한류 열풍이 급격히 커지고 있습니다. 한류를 이야기할 때 주로 영화, 드라마, Kpop을 떠오르겠지만, 다음 한류는 게임에서 일어날 것입니다. 이스포츠를 보다 주목해야할 시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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