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답정너' 캄보디아 총선, 훈센 총리 장남 38년 '권력세습' 완성하나

7월 23일 총선, 유력 야당 출마 봉쇄...경쟁자 없이 79년부터 집권해온 ‘권력세습’

 

"답은 정해져있고 너는 답만 하면 돼."

 

캄보디아가 7월 23일 제7대 국회의원 선거를 치른다. 이번 선거는 한국의 신세대 용어처럼 '답정너'에 비유된다.

 

이 선거가 주목되는 것은 훈 센(Hun Sen, 70) 캄보디아 총리가 자신의 첫째 아들 훈 마넷(Hun Manet, 45)을 차기 총리로 지지한다고 공개 선언한 이후 2년만에 실시한 선거이기 때문이다.

 

23일자 크메르타임즈 등 현지 미디어는 총선 정당 등록에 대해 18개 정당이 선관위로부터 공식 인정을 받았다고 전했다. 하지만 79년부터 집권해온 캄보디아인민당(CPP)의 압승할 것으로 보여져 사실상 38년 권력세습을 완성하는 선거인 셈이다. 

 

 

이번 총선에도 훈 센의 오랜 경쟁자이자 캄보디아 구국당(CNRP) 대표를 역임해온 삼 랭시의 구국당 해산을 통해 출마 자체를 봉쇄했다. 구국당을 잇는 새 야당 ‘촛불당’마저 선거 등록을 막아버렸다.

 

새 정당법을 만들어 기소된 자가 대표로 있는 당은 해산이 가능하다는 조항을 적용했다. 삼 랭시는 페이스북에 올린 정부 비판 글로 명예훼손 소송에 휘말리다 정식 기소됐다.

 

세계 최장기 집권한 지도자 중 하나인 훈센은 그동안 은퇴를 암시한 바 있다. 자연스레 그의 뒤를 이을 4성 장군인 장남 훈 마넷이 차기 수상을 바통을 받아 ‘권력세습’을 완성하게 된다.

 

훈센 총리의 아들 마넷은 1999년 미 육군사관학교 웨스트포인트를 졸업했다. 영국 브리스톨 대학에서 경제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는 캄보디아군 부사령관 및 합참의장을 맡고 있으며, 2018년 12월엔 집권 캄보디아인민당의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중앙위원회 상임위원으로 선출돼 국제사회는 권력 승계 본격화를 예상해왔다.

 

훈센 총리는 2020년 6월에도 "캄보디아인민당이 한세기 동안 집권할 것"이라고 말해 강력한 권력 의지를 드러낸 바 있다.

 

그는 중국 피닉스 TV와의 인터뷰에서 “3, 4주 안에 훈 마넷이 총리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CPP의 압승을 예상해 8월 29일을 CPP 주도의 새 정부가 취임하는 날로 정하기도 했다.

 

이처럼 이번 선거는 가장 강력한 야당을 해산을 한 이후 치러져 '답정너' 선거다.  2017년 11월에는 전체 의석 125석 가운데 55석을 가진 제1 야당인 캄보디아구국당을 반역 혐의를 적용해 강제 해산했다. 

 

 

다음해 총선에서는 전체 의석 125석을 싹쓸이하면서 사실상 ‘일당 독재’ 체제를 구축했다. 이 때문에 익명의 유권자는 크메르 타임즈를 통해 “이번 선거는 의미가 없다”며 깊은 불만을 드러내기도 했다.

 

23일 총선에는 총 970만 명의 유권자가 등록했다. 18개 정당이 참여하고 있지만, 25개 선거구 모두에서 등록한 정당은 8개에 불과하다. 

 

이번 선거에는 집권 캄보디아인민당(CPP), 왕당파인 펀시펙, 친왕당파인 크메르 국민통합당(KNUP), 캄보디아 청년당(CYP), 캄보디아 민족당(CNP), 크메르 통합당(KUP), 그리고 크메르 빈곤 퇴치당 (KAPP)이 참여했다. 

관련기사

포토리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