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랑싯대서 ‘태국에서의 한국어교육 세미나’ 7개대학 참여 후끈

랑싯대학교-경부 대구가톨릭대학교와 한국어교육 세미나 공동개최

 

“태국에서의 한국어 교육, 그 현재와 미래를 말한다.”

 

태국의 한국어교육 전문가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지난 2월 23일 태국의 랑싯대학교 랏따나쿠나껀 건물 1층 오디토리엄 회의실에서 ‘태국에서 한국어 교육의 현황과 앞으로의 발전방향 모색’이라는 주제로 세미나가 개최되었다.

 

태국 전역의 유수한 대학에서 한국어 교육을 담당하고 있는 7개 대학의 한국어과 교수진이 패널로 참여했다. 20여명의 중고등학교 교사와 한국어를 전공하는 다수의 대학생들이 참가했다. 행사는 경상북도와 경북문화재단의 후원 아래 랑싯대학교와 대구가톨릭대학교가 공동 주최했다.

 

■ 2018년 대입 외국어 선택과목 채택, 18개 대학서 한국어 전공 개설

 

세미나는 제1부 주제발표와 제2부 라운드 테이블 형식으로 진행되었다.

 

 

랑싯대학교 한국어과 학과장인 정환승 교수는 환영사를 통해 “태국은 지난 1986년 쏭클라대학교에서 한국어 교육이 시작된 이래 한국어 교육은 꾸준한 성장을 하면서 지난 2018년에는 태국의 대학 입시에 한국어가 외국어 선택과목으로 채택되고 현재는 18개가 넘는 대학 기관에서 한국어가 전공으로 개설되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제 빠르게 성장해온 한국어 교육의 현황을 살펴보고 앞으로의 과제를 진단해볼 시점에 이르렀다고 진단했다. 아울러 이번 세미나는 그 시발점이 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삐야쑤다 마와이 문과대학장은 “랑싯대학교는 비교적 늦게 한국어 교육을 시작하였지만 지난 2020년 한국어과를 개설하고 처음 신입생을 맞이한 이래 현재 500명이 넘는 학생들이 한국어를 배우고 있다. 이번 세미나는 랑싯대학교의 한국어과 학생들에게도 매우 유익한 자리가 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한국의 대구가톨릭 대학교 박진욱 교수와 서정대학교의 손혜진 교수의 시의성 있는 주제 발표는 그 의미가 적지 않다”고 평가하면서 “제2부 라운드 테이블에서는 한국어 교육의 새로운 변화와 발전을 모색하는 뜻깊은 자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 태국 한국어 교육, 1986년 쏭클라대서 시작...교수 요원 확보 시급한 과제

 

제1부가 시작되면서 기조연설에 나선 정환승 교수는 “한국과 태국의 상대국 언어교육과 양국의 관계발전”이라는 주제로 한-태 양국의 상대국 언어교육의 의미를 평가했다.

 

 

 

그는 한국의 태국어 교육은 1966년 한국외국어대학교에서 시작되고, 태국의 한국어 교육은 1986년 태국의 쏭클라대학교에서 시작되어 현재 각각 60여년과 40여년의 역사를 갖게 됐다고 말했다. 이런 상대국 언어교육은 한국과 태국이 정치-군사적 관계에서 경제적인 관계로 그리고 2000년 이후 문화적 관계로 발전해오는 과정에 적지 않은 기여와 역할을 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현재 교재부족과 다양한 커리큘럼 개발의 필요성, 그리고 교수 요원 확보가 시급한 과제라고 진단했다. 각 대학에서 여러 가지 교재가 나오고는 있지만 아직도 많이 부족하고 커리큘럼도 각 대학의 특성에 맞는 커리큘럼은 물론 특수목적의 한국어 교육을 위한 커리큘럼과 한국어 교사를 양성할 수 있는 커리큘럼도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나아가 교수 요원 확보의 필요성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현재 태국의 교육부 지침에 따르면 대학에서 한국어과 개설과 유지를 위해 최소한 다섯 명의 교수가 확보되어야 한다. 최근 한국에 유학을 다녀온 유학생들이 대학에 들어와 강의하는 비율이 매우 낮다. 이는 상대적으로 낮은 급여와 복지 혜택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 직업 목적 한국어교육, 서정대 용접한국어와 도장한국어, 케이뷰티한국어 등 교재 소개

 

이어서 첫번째 주제발표에 나선 서정대학교의 손혜진 교수는 ‘특수목적의 한국어 교육현황과 과제’라는 주제로 직업 목적 한국어교육의 현황과 과제를 다루었다.

 

그는 2000대에 들어서며 외국인 수요에 맞춘 학문 목적의 한국어 교육이 발달했으나 정작 더 수요가 많은 직업 목적의 한국어 교육은 대학중심으로 이루어지는 한국어교육에서 주목받지 못한 영역이라고 지적했다.

 

그럼에도 최근 들어 직업 목적의 한국어 교육에 대한 수요는 증가하고 있다. 한국의 전문대학이 직업 기술 교육을 담담하는 고등 교육기관의 역할을 수행하게 되면서 한국의 전문대학에 진학하는 외국인 유학생 수가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실제로 서정대학교에서 개발하고 있는 용접한국어와 도장한국어 그리고 케이뷰티한국어 등의 교재 개발과 특정 산업체에서 실행한 실례를 소개했다.

 

그러나 앞으로 이러한 직업목적 한국어교육이 성공을 거두기 위해서는 학습자 수요 및 특성을 파악하고 한국어 교육 내용과 교수법을 마련하고 직무 연계형 언어 교육이 실현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발표 도중에 소개된 조선소에서 일하는 외국인 근로자들을 위한 한국어 교육은 큰 관심을 끌었다.

 

끝으로 손교수는 직업목적의 한국어 교육이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직무를 수행하기 위한 한국어 능력과 직무 수행을 위한 기술 그리고 직무 수행을 위한 지식이 함께 조화를 이루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 한국어능력시험 응시 인원 폭주로 어려움...인터넷 기반 상시 응시 필요

 

두번째 주제발표에 나선 대구가톨릭대학교 박진욱 교수는 ‘한국어능력시험의 변화와 대응방안’이라는 주제로 한국어능력시험의 변천 과정과 최근 한국어능력시험의 변화를 소개하면서 앞으로 과제에 대해 논했다.

 

그는 한국어능력시험(TOPIK)은 유학생의 입학 기준, 졸업 기준, 취업 기준 등으로 활용되어 왔으며 취미 목적의 학습자에게도 자신의 능력을 확인할 수 있는 중요한 도구로서 기능을 해왔다고 평가했다. 아울러 국가 수준의 한국어 교육과정이 없던 시기에는 교육과정의 역할을 했는데 현재 한국어 교육과정은 국제통용 한국어표준교육과정과 한국어 표준 교육과정이 있다고 소개했다.

 

그러나 한국어능력시험은 급격한 발전 및 확대에도 불구 시행 장소 부족과 응시 인원 폭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상시 응시가 가능하도록 인터넷 기반 시험 (IBT)의 확대를 추진하고 국제적 통용성을 위한 관련 연구가 확대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TOPIK 외에 세종한국어평가(SKA)와 같은 새로운 평가 개발과 유학생 유입을 위한 패스트트랙과 대안적 인증을 추진하고 있는데 이에 따라 평가 완화에 따른 부작용 발생 예측과 대안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결론적으로 태국 내 한국어 학습자들은 한국어능력평가의 변화와 향후 방향성에 대한 관찰을 토대로 한국어 교육과정의 내실화가 필요하다고 다시 한번 강조했다.

 

■ 쏭클라대 빠릿 인센 교수-나레쑤안 대 씨왓 쑤라낏버원 교수 라운드 테이블

 

제2부 라운드 테이블은 태국 방콕을 중심으로 한 전역에 분포되어 있는 대학교의 한국어과 교수들이 한자리에 모여 진행되었다. 그리고 한국어를 가르치고 있는 중고등학교 교사도 자리를 함께 했다.

 

 

정환승 교수의 진행으로 각 대학의 한국어 교육 현황을 소개하고 발전 방향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아울러 교재의 공동집필이나 여러 대학이 한국의 정부 기관이나 학술기관과 함께 추진할 수 있는 프로젝트 개발 등에 관한 의견 교환이 이루어졌다.

 

맨 먼저 마이크를 잡은 사람은 태국남부에 위치한 쏭클라대학교의 빠릿 인센 교수였다. 쏭클라대학교는 태국에서 가장 먼저 한국어 교육을 시작한 만큼 역사도 길고 성과도 많다. 태국 내 대학에서 한국어 교육을 담당하고 있는 교수들 중에는 쏭클라대학교 출신이 가장 많다. 빠릿 교수 자신도 현재 태국에서 한국어 분야 최초의 정교수다.

 

 

그는 “쏭클라대학교가 위치하고 있는 남부 빳따니 주에는 한국인이 거의 없어 학생들이 한국어를 익히기에 바람직한 환경은 아니지만 나름대로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최근 민속학에 관심을 갖고 연구하고 있으며 특수목적 한국어 교육에도 힘쓰고 있다”고 말했다.

 

 

태국의 중북부에 위치한 나레쑤안 대학교에서 한국어를 강의하고 있는 씨왓 쑤라낏버원 교수는 드물게 한국문학을 전공했다. 씨왓 교수는 한국문학이 어려워서 공부하는데 애를 먹었다며 요즘은 민속학에 관심을 갖고 빠릿 교수와 함께 연구하고 있다고 최근의 근황을 소개했다.

 

그의 말에 따르면 나레쑤안대학교에서는 학생들에게 좀더 엄격하고 내실 있는 한국어 교육을 위해 학생들이 TOPIK 4급 시험을 통과해야 하는 졸업인증제를 시행하고 있다. 그래서 졸업을 못하고 있는 4학년 학생들과 학부모부로부터 민원이 들어오기도 하지만 당분간 이 제도를 유지해 나갈 생각이라고 한다.

 

한편 신입생 유치에 있어서 북부에 있는 치앙마이대학교와 경쟁관계에 있어 일부 잠재적인 신입생들이 치앙마이대로 진학하고 있어 이에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 컨깬대 수껫삭 교수-싸야몬 치앙마이대 교수 “교원 부족 큰 문제” 호소

 

북동부의 컨깬대학교에서 한국어 교육을 담당하고 있는 수껫삭 완와짜 교수는 교수 요원 부족에 대한 어려움을 토로했다. 뒤늦게 한국어 교육을 시작하여 현재 2학년 밖에 없는데 교수 수가 절대적으로 부족하여 교수 충원이 시급하다고 한다.

 

그의 말에 따르면 함께 강의하고 있던 태국인 교수가 휴직하고 한국으로 유학을 떠나 현재 한국인 교수와 함께 학과를 이끌어가고 있는데 걱정이 많다. 자칫하다가 교육부가 정한 교수 요원 5명을 유지 못하면 한국어 교육이 큰 낭패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는 잠시 기회를 빌려 주변에 적임자가 있으면 컨깬대학교 한국어과에 지원해달라고 호소하기도 했다.

 

 

북부의 명문 치앙마이대학교에서 온 싸야몬 썬쑤완씨 교수는 자신은 본래 한국어 전공이 아니었는데 한국에 유학 가서 뒤늦게 한국어를 배우기 시작하여 어려움이 많았다고 토로했다. 현재 치앙마이대학교는 주로 북부 학생들이 많이 지원하여 한국어과에 입학하고 있는데 신입생 유치에는 걱정이 없지만 입학한 학생들을 가르치는 데는 여러가지 고민이 많다고 한다. 현재 교수 수가 많지 않아 학생을 더 받을 수도 없는 실정이어서 앞으로 교수도 더 많이 확보해야 하고 교재개발도 시급하다고 전했다.

 

 

방콕 쭐라롱껀대학교의 타넷 싸이찟버리숫 교수 또한 학부 시절에 한국어를 전공하지 않고 부전공으로 배워서 한국 유학시절 어려움이 많았다고 한다. 한국에서는 선후배 사이에 술자리가 많아서 서로 조언도 듣고 궁금한 것이 있으면 물어보고 도움을 받는다고 들었는데 막상 유학시절이 코로나 시국이어서 그럴 기회도 얻지 못해 아쉬웠다고 회고했다. 현재 쭐라롱껀대학교 한국어과 학생 수는 많지 않지만 선배 교수와 함께 태국의 최고 명문대학에 걸맞게 열심히 가르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동부에 위치한 부라파대학교의 팟차리야 빤쑥 교수는 한국에서 공부할 때 한국인의 정을 많이 느꼈다고 했다. 부라파대학교는 남부의 쏭클라대학교에 이어 2000년도에 전공으로 한국어과를 개설했다. 그의 말에 따르면 현재 교수 수도 적정하게 확보하고 있다. 부라파가 위치한 촌부리 주에는 한국 기업들이 많이 들어와 있어 한국어 공부하기 좋은 지리적 여건을 갖추고 있기도 하다. 그런데 학생들이 과거에는 취업을 선호했는데 현재는 번역이나 통역을 부로 하는 프리랜서를 선호한다고 한다.

 

 

끝으로 싸라위타야 고등학교 삿추껀 깨우추아이 선생님은 태국의 중고등학교에는 태국한국교육원에서 개발한 한국어교재가 공급되어 사용하고 있으며 학생들의 학습욕구도 높은 편이라고 말했다. 태국에서는 현재 208개의 중고등학교에서 49,443명의 학생들이 한국어를 배우고 있다. 작년도 대학입시에서 4009명의 학생이 한국어를 외국어 선택과목으로 응시하였다.

 

■ 대구가톨릭대학교 박진욱 교수 “어학 분야는 교재 공동 집필” 대안 제시

 

라운드 테이블에 참여한 대구가톨릭대학교 박진욱 교수는 태국 대학에서 어학 분야는 교재를 공동 집필하는 방안을 마련하는 것도 좋겠다는 의견을 개진했다.

 

또한 손혜진 교수는 이미 쏭클라대학교 교과과정에는 일부 특수목적한국어 과목이 포함되어 있음을 상기시키면서 한국에서 개발한 외국인용 특수목적한국어 교재를 태국어판으로 보완하여 출판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한편 이 자리에 참석한 패널들 사이에 특별한 사제관계가 화제가 되었다. 쏭클라대학교의 빠릿 교수는 정환승 교수의 제자이며 나레수안대학교의 씨왓 교수는 빠릿 교수와 사제지간이다. 그리고 삿추껀 선생님은 씨왓 교수의 제자여서 한국어 교육계에 4대에 걸쳐 사제지간의 교수들이 태국 전역에서 한국어 교육에 헌신하고 있어 태국에서의 한국어 교육의 역사를 말해주고 있다.

 

정환승 교수는 세미나를 마무리하면서 “태국의 한국어 교육은 이제 양적인 성장을 토대로 질적인 성장을 도모할 때가 되었다”고 강조하면서 “평소에는 한자리에 모이기 어려운 한국어 교육의 전문가들이 모처럼 자리를 함께 한 것은 매우 뜻깊은 일이다. 아울러 태국의 청소년들이 한국어로 꿈을 꿀 수 있도록 앞으로도 수고와 노력을 아끼지 말 것”을 당부하였다.

 

태국=정환승 객원기자, 태국 랑싯대학교 한국어과 학과장 chaiyothai@hanmail.net

 

정환승 교수 프로필

 

현 태국 랑싯대학교 한국어과 학과장

한국외국어대학교 명예교수

전 한국외국어대학교 태국어통번역학과 교수

한국외국어대학교 통번역대학 학장

한국외국어대학교 동남아연구소장-한국태국학회 회장

1999-2002-2005년 한국-태국 정상회담 통역

 

1958년 한국과 태국이 수교한 해 태어남

1995년 태국 쏭클라대학교 대학원에서 태국어학 석사

2000 년 한국외국어대학교 대학원에서 언어학 박사

1992년 한국-베트남 수교한 해 태어난 딸은 베트남 아시아투데이 특파원(정리나)

최근 저서로는 ‘태국 들여다보기’, ‘태국역사문화기행 황톳길 위에서 미소를 만나다’,

‘담장너머의 태국 치앙마이-치앙라이 오디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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