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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 민주화 집회, 다시 등장한 물대포…시위사태 어디로 가나?

시위대 측, '쁘라윳 총리 퇴진 없는 국민화해위원회는 무의미' 불참키로

[방콕=아세안익스프레스 전창관 기자] 쁘라윳 총리의 ‘국회 대화 제의' 국면 후 다소 교착상태에 접어들었던 태국의 대규모 민주화 시위 열기가 7일 오후 4시경 왕궁 근방 민주기념탑에서 열린 대규모 가두집회로 다시금 가열되기 시작했다.

 

 

지난 16일 시위에 처음으로 등장했다가 위험한 진압 장비의 무분별한 사용에 반대하는 의사 1008명의 서명운동까지 불러일으키는 등 거센 반발에 부딪혀, 일시 주춤했던 물대포 쏘기 진압방식도 왕궁 방향으로 행진하려는 시위대를 향해 다시 등장했다.

 

이 과정에서 시위대 2명과 진압경찰 1인이 부상해 인근 끌랑 국립병원과 시리랏 국립병원으로 이송되어져 시위대가 크게 동요했다.

 

마띠촌 등 태국의 유력 언론매체들의 보도에 의하면, 경찰은 59개 중대 9145명의 병력을 시위진압에 투입해 반정부 집회가 벌어진 민주기념탑에서 왕궁으로 행진하려는 시위대를 저지했다. 

 

 

진압 경찰이 왕궁 방면으로 향하는 주요 도로에 버스 차벽과 철조망 바리케이드까지 친 상황에서 1만 여명에 달하는(로이터 통신 집계) 시위대가 국왕 전상서 형태의 편지글을 왕실 자문 사무국에 전달키 위해 가두행진을 벌였다. 

 

시위대가 버스 차벽을 밀어내고 철조망 바리케이드까지 부분 제거 후 왕궁 방면으로 행진을 시도하자 진압경찰이 시위대를 향해 또다시 물대포를 사용하기 시작했다.

 

 

지난번 시위진압 과정에 사용된 물대포 첨가 최루성분 화학제가 피부 발진 등의 피해를 발생시켜 여론으로부터 비난받던 상황을 의식한 듯, 경찰 측은 시위대 측과의 과도한 충돌방지를 위한 경고용 물대포 살수였음을 양해해 달라는 내용의 성명을 시위진압 현장에서 발표하기도 했다.

 

 

국민들이 쓴 '국왕 전상서' 의미의 편지를 왕실에 전달코자 왕실방향으로 행진하던 중 물대포의 경고 살수에 직면한 시위대는 모아진 편지를 왕실로 전달할 대형 우편함을 도로에 설치했다. 이후 각개 시위단체와 국민 개개인이 작성한 국왕 전상서 편지 글을 차례로 우편함에 투입했다.

 

집회 참가자들이 국왕에게 전달하려는 편지에는 "국왕이 국민들을 호혜평등으로 대해 줄 것을 바라는 마음과 쓴소리 여론도 수렴해주기를 염원하는 내용"도 들어 있었다.

 

또한, “국민들의 혈세가 왕실과 공무원들을 위해 주로 사용되고 대도시 위주로 만 집행되기에 지방 소도시에는 예산이 제대로 집행되지 않는다”는 지방에서 올라 온 한 시민의 의견도 있는 가운데, 중학교 3학년 학생이 군주제 개혁을 담은 내용의 편지 글을 편지통에 전달해 시위대의 눈길을 끌었다.

 

시위대 측은 작성된 편지들을 우편함에 넣은 후 왕실에 전달해 줄 것을 공개적으로 요구하며 밤 8시55분에 자진해산했다.

 

한편, 시위대는 총리 퇴진과 국회해산, 군부가 임의 개정한 헌법의 개헌, 그리고 현행 입헌군주제 개혁에 대한 정부의 실질적인 실행 절차 수립을 요구했다.

 

정치권이 제안한 정부, 여야 정치세력, 각 방면의 전문가 집단과 시위대 측과의 연석회의를 통한 ‘화해위원회’ 참가는 현 상황을 야기한 장본인 쁘라윳 총리의 퇴진 없이는 전혀 무의미하다는 입장을 밝히며 불참을 선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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