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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 구치소서 2835명 집단확진 '초비상'...반체제 지도자 3인도 감염

13일 전국서 4887명 확진...일일 발생 최다 기록, 방콕소재 중환자실 80% 넘쳐

[방콕=아세안익스프레스 전창관 기자]태국 방콕의 구치소 수감자 중 2835명이 코로나19에 확진된 것으로 알려졌다. 방콕 여성구치소에서 전체 수감자의 23%인 1040명이 확진됐고, 남성구치소에서는 1795명이 감염되어 수감자 총원의 54%에 달했다..

 

왕실 모독죄로 기소되어 구속 중인 아논 남파 씨와 마이 파누퐁 씨가 구치소 내에서 감염된 것으로 확인됐고, 6일 보석 석방된 룽 파나사야 씨도 수감 기간에 감염된 것으로 추정되어 논란이 일고 있다.

 

반정부 시위 지도자 아논 남파는 방콕 짯뚜짝 지역에 소재한 구치소에서 랏차탄 수감자 병원으로 이송됐다. 당초 그는 곧 보석 석방이 추진될 예정으로 알려졌으나 코로나19로 인한 고열 증세를 보여 변호사와의 협의가 불가해 보석 절차 추진이 보류됐다.


이에 앞서 6일, 룽 파나사야 탐마삿 공동연대그룹 지도자는 20만 바트(약 720만 원)의 보석금과 군주제 비판 중단 등의 전제조건과 함께 EM(Electronic Monitoring)전자발찌가 채워진 채 석방되었으나 11일 오후 8시 30분 경에 코로나 확진 통고를 받았다. 

 

 

그는 석방과 동시에 랏차다 형사법원과 라마 9세 병원을 거쳐 10일 방콕의 드라이브스루 선별검사소에서 진단검사를 받았다. 그는 11일 방콕 구치소 앞에서 수많은 취재진과 군중에 둘러싸인 채 수감 중인 반제제 인사들의 석방을 촉구하는 성명서를 낭독했다. 그는 이 과정에서 다수의 밀접촉자가 발생했음에 대해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공식 사과했다.

 

태국 정부는 군주체제 개혁을 주장하는 반체제 시위를 진압하는 과정에서 지난 2월부터 잇달아 시위 지도자들을 왕실 모독죄로 구속했다. 이후 입헌군주제를 비판하지 않겠다는 확약과 보석금 납부를 전제로 석방이 추진되는 과정에서 이번 대규모 수감자 코로나 감염 사태가 벌어졌다. 

 

 

태국은 지난해 9월 기준 38만 여명의 재소자가 전국 143개의 교정시설에 수감되어 있다. 전국의 수많은 수용시설들이 국제 기준치 대비 2배 내외의 과밀도를 보이고 있어 국제인권단체인 휴먼 라이츠 워치(Human Rights Watch)로부터 수감자들에 대한 인간의 존엄성과 가치를 지나치게 손상시키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어 왔다.

 

이번 방콕 구치소 집단감염과 같은 사태가 전국의 여타 교정시설에서는 발생치 않을까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태국 전체적으로 13일 하루 발표된 확진자 수가 무려 4887명에 달했다. 태국 주요 일간매체들의 보도에 따르면, 12일 기준 중증환자로 분류된 확진자만 해도 1207명에 이르렀다. 이 중 390명이 산소호흡기에 의존한 상태로 중환자실에서 치료 받고 있다.

 

 

온라인 매체 더액티브 등에 의하면, 5일 기준 방콕 소재 대형병원의 중환자실 전체의 80%가량이 코로나19 환자로 넘쳐나고 있다. 방콕의 의료기관에 남은 중환자용 침상수 잔여량이 불과 168개로 파악된 상태여서 보건당국을 긴장시키고 있다. 

 

태국은 4월초 발생한 방콕 유흥업소 발 집단감염과 영국형 돌연변이 바이러스 확산으로 감염자가 급증하고 있다.

 

13일 현재, 일일 확진자 4887명과 32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이 중, 방콕의 수감시설에서 발생한 감염자 2835명을 포함해 방콕에서만 3904명이 확진된 것으로 발표됐다. 총 누적감염자 수는 93794명에 이르러 3월말 대비 1.5개월 사이에 3배가 늘어났다. 누계 사망자도 518명에 이르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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