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군부쿠데타에 반대하는 시위에 참석했다 총탄으로 숨진 19세 ‘태권소녀’ 치알 신(Kyal Sin)의 시신이 도굴 후 다시 매장되어 전세계가 경악했다.
치알 신은 ‘다 잘 될 거야’(Everything will be OK)라는 문구가 새겨진 티셔츠를 입고 미얀마 제2도시인 만달레이에서 열린 반 쿠데타 시위에 참가하기 위해 거리에 나갔다가 참변을 당해 안타까움을 자아낸 소녀다.
특히 태권도를 배우며 댄서를 활동한 그녀는 ‘다 잘 될 거야’는 문구로 쿠데타 반대의 상징으로 떠올랐다. 한국에서도 태권소녀로 시선이 집중되었다.
시위에서 죽음까지 각오한 듯 치알 신은 페이스북에 자신의 혈액형과 비상 연락처, 그리고 '시신을 기증해달라'는 메시지까지 남겨놓아 네티즌들을 안타깝게 한 바 있다.
6일 현지 미디어 이라와디는 만달레이의 한 공동묘지에 군인이 들이닥쳐 경찰이 쏜 실탄에 머리를 맞아 숨진 치알 신의 시신을 도굴했다고 전했다.
이같은 도굴 재매징은 군·경의 사격으로 총탄을 맞고 사망한 소녀의 장례식이 끝난 지 하루 만이다. 최소 30명과 장비가 동원되었다.
군부가 경찰의 실탄사격을 은폐하기 위한 조치로 분석한 매체는 군인들이 트럭을 타고와서 공동묘지 입구를 봉쇄하고 직원들에게 총을 겨눴다고 보도했다.
로이터 통신 등 다른 외신도 “전날 군경호위 하에 신의 묘에서 관을 들어올린 뒤 시신을 꺼내 검시하고 다시 매장했다”고 전했다. 죽음에 대한 원인을 조작할 가능성을 제기된 이유다.
군부 정부가 운영하는 미디어는 “치알 신이 경찰의 무기에 의해 부상했을 개연성이 낮다”고 보도했다. 도굴은 이 보도 직후 이뤄졌다. 군부미디어는 또한 “당국이 치알 신 사망의 원인을 조사중이다”고 보도했다.
한편 6일에도 최대도시 양곤과 만달레이 등 곳곳에서 군부 쿠데타를 규탄하는 대규모 시위와 경찰의 강제진압이 이어졌다. 경찰은 취루탄을 발사했고, 양곤에서는 섬관수류탄을 사용하기도 했다.
특히 군부가 조만간 계엄령을 선포할 것이라는 소문이 현지에서 빠르게 퍼지고 있어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유엔은 지난달 1일 발생한 군부쿠데타 이후 시위대를 향한 군과 경찰의 총격으로 최소 55명이 숨졌다고 집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