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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관세폭탄’ 40%에 미얀마 군사령관 되레 "감사" 왜?

민 아웅 흘라잉 미얀마군 최고사령관...미 대선 부정선거론도 동조

 

“트럼프 서한을 받은 게 영광이다. 진심으로 감사하다”

 

미얀마 군사 정권 수장이 자국에 세율 40% ‘관세 폭탄’을 통보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향해 되레 “진심으로 감사하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12일(현지시각) 미국 시엔엔(CNN)과 블룸버그 통신, 연합뉴스 등에 따르면, 전날 민 아웅 흘라잉 미얀마군 최고사령관은 트럼프의 관세 서한에 대한 답장을 미얀마어-영어로 공개했다.

 

그는 “트럼프가 군사정권의 정당성을 인정해줬다. 진정한 애국 정신으로 조국을 번영으로 이끈 트럼프의 강력한 리더십과 세계 무대서 평화를 증진하기 위한 지속적 노력”을 칭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7일 한국과 일본 등 14개국에 다음달 1일부터 시행하는 상호관세율을 적은 서한을 공개했고 대상에 미얀마도 포함됐다. 미얀마에 통보된 관세율(40%)는 태국-캄보디아(이상 36%), 방글라데시(35%), 인도네시아(32%), 말레이시아(25%) 등 주변 동남아시아 국가들보다 높았다.

 

그런데 그는 트럼프를 칭송하고 나섰다. 그 이유는 미국이 자신들을 미얀마의 공식 정부로 인정했다고 해석해서다. 그는 2021년 2월 아웅산 수치 전 국가고문이 이끌던 민간 정부를 군사 쿠데타로 전복하며 집권한 뒤 국제적 비판을 받고 있다. 수치가 이끈 민족민주동맹(NLD)이 압승했지만 부정선거를 들어 쿠데타를 일으켰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의 2020년 미 대선 부정선거론에도 동조하는 문구를 넣었다. 그간 미국은 미얀마 군부의 정통성을 인정하지 않고 접촉 자체를 하지 않았으나, 미얀마 군부가 트럼프의 관세서한을 군정 승인의 계기로 해석한 것으로 외신들은 분석했다.

 

미국 정부가 미얀마 군사정부에 공식 서신을 보낸 건 2021년 쿠데타 이후 4년여 만에 처음이다.

 

흘라잉 사령관은 트럼프 행정부가 미얀마 군사정권에 비판적인 보도를 해온 미국의소리(VOA)와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자금 지원을 중단한 데 대해서도 감사의 뜻을 표했다.

 

물론 그는 40%의 세율을 10∼20%로 낮춰달라고 요청했다. 미국산 상품에 대한 미얀마 관세는 0∼10%로 낮추겠다고 했다. 그는 “미국 당국과의 무역 논의를 위해 가능한 한 빨리” 고위급 협상팀을 파견하겠다고 제안했다. 미국 정부는 흘라잉의 답장에 별다른 공식 입장을 내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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