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군부가 ‘1년 뒤 총선’ 약속을 번복하고 장기집권 야욕을 노골화하고 있다.
2일 미얀마나우 등 해외 미디어는 민 아웅 흘라잉 미얀마 군부 최고사령관이 전날 쿠데타 6개월을 맞아 한 TV 연설을 통해 과도정부를 출범하고 스스로 신임 총리에 올랐다고 전했다.
군부는 별도 성명을 통해 기존 군부 중심의 국가행정평의회(SAC)를 과도정부로 신속히 대체하고 군부 사령관인 민 아웅 흘라잉이 총리직을 수행한다고 발표했다.
'셀프총리'가 된 그는 “2023년 8월까지 국가 비상사태를 해제하고 반드시 총선을 치르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2월 1일 쿠데타 직후 밝혔던 ‘1년 뒤 총선 실시’ 약속은 헌신짝이 되어 버렸다.
한술 더 떠 1년 6개월을 더 늦춰 2023년 8월까지 비상통치 체제를 이어가겠다고 약속 파기를 선언했다.
이날 ‘과도 정부’라는 표현을 썼지만 사실상 미얀마 군부가 정권을 완전히 장악하는 절차를 진행하고 장기집권 야욕 ‘본색’을 드러낸 것이다.
흘라잉 사령관은 총리 취임 연설에서 “2023년 8월까지 군부의 비상통치체제가 이어질 것”이라며 “그 이후에는 반드시 총선을 치를 것을 약속한다”고 말한 바 있다.
미얀마 시민단체 미얀마정치범지원협회(AAPP) 집계를 보면, 쿠데타 이후 6개월째인 지난달 31일까지 군부의 유혈진압 등으로 사망자만 940명이다. 그 중 75명이 어린이들이다. 체포된 이들은 5400여명에, 난민이 된 이들도 25만여명이었다.
아웅산 수치 국가고문과 집권당인 민주주의민족동맹(NLD) 소속 정치인들이 대거 구급되었고, 정치인 1900명은 체포영장이 발부되었다.
미얀마 코로나19 상황도 심각하다. 미얀마 보건당국은 지난달 미얀마의 하루 평균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4500명을 넘었다고 밝혔다. 사망자 수는 6000여명에 달했다. 우리 교민도 지난달에만 5명이 숨졋다.
하지만 유엔은 “2주 안에 국민 절반이 코로나19에 감염될 것이다"라고 경고했다. 군부들의 발표가 신뢰성이 떨어지면서 실제 확진자나 사망자 수는 이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