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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커스] 불교-천주교-개신교 등 한국종교계 “미얀마 민주화지지"

종교 간-진보와 보수 차이 넘어 한목소리..."543명 사망자, 폭력과 살상 멈추라'

 

미얀마 국민을 향해 한국 종교계가 종교간 진보와 보수 차이를 넘어 지지와 연대의 한목소리를 보내고 있다.

 

미얀마 군부는 지난 2월 1일 쿠데타를 일으킨 이후 아웅산 수치 국가고문 등 정부 고위인사를 구금하고 1년간 비상사태를 선포한 뒤 이에 반대하는 비무장 민간인에 총격을 가하는 등 무차별 학살하고 있다.

 

인권단체인 정치범지원협회(AAPP)에 따르면 4월 2일 현재까지 총격 등 군경 폭력에 사망한 것으로 확인된 이는 543명에 달했다.

 

민주주의를 염원하는 한국 종교인들의 연대 지지는 미온적인 미얀마 내의 종교 지도자들이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기를 요청하는 뜻으로 해석된다.

 

시민단체들과 재한 미얀마인 모임의 연대기구인 ‘미얀마 민주주의 네트워크’는 지난달 27일 서울 종로구 조계사와 중구 향린교회에서 추모 예불과 예배를 진행을 하기도 했다.

 

■ 불교계, 11개 시민단체와 조계종까지 성명...6㎞ 오체투지도

 

미얀마는 전체인구 가운데 불교를 믿는 인구가 88%다. 불교계 내에서 미얀마 민주화를 지지하는 목소리가 특히 높은 이유도 이 때문이다.

 

실천불교전국승가회를 시작으로 불교환경연대와 참여불교재가연대 등 11개 불교 시민단체, 이어서 국내 최대 불교 종단인 조계종까지 성명을 내고 미얀마 민주화 세력에 연대 및 지지의 뜻을 밝혀왔다.

 

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 소속 스님 3명은 4월 1일 주한 미얀마대사관에 특별입국 신청을 통해 현지로 입국하겠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다.

 

조계종 사노위는 앞서 지난 3월 12일 국내 거주하는 미얀마 유학생들과 함께 서울 한남동 주한 미얀마대사관에서부터 종로구의 유엔 인권위원회사무소까지 6㎞를 오체투지로 나아간 바 있다.

 

 

■ 한국 종교계 중 가장 먼저 성명 천주교 인권위원회...염수정 추기경도 연대 메시지

 

민주화를 위해 싸우는 미얀마 국민을 향한 국내 종교계의 지지는 어느 한 종교에만 국한되지 않고 두루 나오고 있다.

 

한국 종교계 중 가장 먼저 성명을 발표한 단체는 천주교 인권위원회다. 천주교 인권위는 미얀마 군부 쿠데타가 벌어진 지 이틀 뒤인 2월 3일 긴급성명을 통해 “미얀마 군부는 즉각 쿠데타를 종료하라. 2020년 11월 총선결과를 존중하고 민간 정부에게 권력을 즉각 이양하라”고 촉구했다.

 

천주교 서울대교구장이자 국내 교계를 대표하는 인물인 염수정 추기경도 미얀마 국내 유학생들을 만나는 한편 미얀마 양곤대교구장 찰스 마웅 보 추기경에게 위로와 연대의 메시지를 보내기도 했다. 

 

염수정 추기경은 3월 12일 군부에 맞서 민주화 운동을 하고 있는 미얀마 국민들에게 위로 서한과 긴급 지원금 5만 달러(약 5700만원)를 전달했다.

 

 

지난 3월 29일에는 국내 천주교인들을 향해서도 “매일 많은 사람이 총격에 희생되고 언론이 통제되고 계엄령 이후 사망자와 부상자들을 확인할 수 없는 혼란스러운 상황”이라고 현지 상황을 전하며 미사 전·후 9일 기도에 동참해줄 것을 요청했다.

 

■ 개신교계서도 기도 움직임...연합기구 종교인평화회의도 성명

 

미얀마인들을 위해 개신교계 기도 모임도 나타나고 있다.

 

교계 단체들이 연합해 진행하는 ‘미얀마 민주주의와 인권 회복을 위한 목요기도회’는 목회자와 평신도를 가리지 않고 미얀마를 걱정하는 교인이면 누구나 나와 함께 기도하는 자리다.

 

4월 1일 서울 용산구 주한 미얀마대사관 앞에서 진행된 기도회에서 대한성공회 교무원장 최준기 신부는 “이웃이 힘들 때 함께 비를 맞아줄 수 있는 사람이 진짜 이웃”이라며 “우리는 미얀마 민중의 아픔과 함께해야 한다”고 설교했다.

 

개신교 연합기관인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도 4월 4일 부활절을 앞두고 미얀마에서 벌어지는 사태에 대한 국내 개신교인들의 관심과 기도를 당부하는 메시지를 발표했다.

 

 

■ 불교-개신교-천주교-원불교-천도교-유교 등 연합기구 종교인평화회의도 성명

 

종교 지도자들의 모임인 한국종교인평화회의(KCRP) 역시 ‘미얀마 민중항쟁은 반드시 승리합니다’라는 성명을 냈다.

 

“미얀마의 민중이 반드시 승리하리라 확신하면서도 순수하고 평범한 사람들이 쏟아내는 피눈물의 극한 현실이 너무나도 아프다”며 “민주적 절차에 따른 선거결과를 무시하는 군부는 군사 반란세력이며 미얀마 민중을 통치할 권한이나 군사행동을 할 어떠한 명분도 없다”고 밝혔다.

 

종교인평화회의는 불교, 개신교, 천주교, 원불교, 천도교, 유교, 민족종교협의회 등이 참여하는 연합기구다.

 

한편 미얀마는 불교 승려가 약 40만 명에 달한다. 2007년 ‘샤프란 혁명’을 스님들이 나서서 주도했던 때와는 달리 이번 사태에선 적극적 움직임은 감지되지 않고 있다. 이슬람교를 믿는 로힝야족 탄압 사태와 얽혀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는 것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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