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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치민투어4] 전쟁박물관 마당의 ‘헬리콥터’과 불편한 진실

현대사에서 가장 처참한 전쟁 중 하나...민간인 실종 사망 200만명, 이제 화해 성큼

 

호치민에 있는 전쟁박물관(War Remnants Museum)은 베트남의 민족적 자부심과 아픈 근대사가 교차하는 장소다.

 

이번 두 번째 방문이지만 역시 감정적인 충격파를 쉽게 벗어나지 않았다. 전쟁박물관 마당에는 역시 미군 전투기와 탱크 그리고 헬리콥터가 전시되어 있다.

 

 

감정이 요동친다. 지구촌 대장 미국의 가공할 무기가 뿜어내는 ‘플래툰’ 같은 영화 속에 봤던 공포를 준다. 그리고 세계 최강국에서 무릎을 꿇지 않았다는 베트남 애국심의 상징으로 반전된다.

 

 

본관 전시실로 이동하면 무엇보다 고엽제 피해자의 현재진행적인 슬픔 때문에 가슴이 무거워진다. 베트남 정부 추산 480만 명이 고엽제 후휴증을 앓았다. 대물리는 유전자로 현재까지 기형과 지적장애로 비극이 이어졌다.

 

베트남 전체 남부 삼림의 약 20%가 파괴되었다는 사진과 고문도구 등 비극적 상황을 보여준 사진들이 다시 통증이 내 몸을 뚫고 지나갔다. 민간인 사망 및 실종은 200만명 이상, 미군은 약 5만8000명, 베트남 군인은 약 110만명이라고 한다.

 

 

물론 추억도 늙거나 마모되는 법이다. 흙탕물도 가라앉으면 투명한 물이 된다. 현재 베트남과 미국은 화해하고 지구촌에서 열가락에 꼽히는 무역교역국(미국 상위 10대국 중 7위, 2025년)이 되었다.

 

동남아시아 국가 중 1위로 8위인 한국을 제쳤다.  총 교역액은 1725억 달러다. 무역수지는 베트남이 1339억 달러 흑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쟁박물관에서 만난 미국인들은 무거운 침묵에 빠진다. 그들의 감정적 충격을 대하는 자세는 침묵이다.

 

 

미국인들에게 이 박물관은 “인생에서 가장 불편한 장소”라는 말도 있다. 이 박물관의 과거 이름은 ‘미국전쟁범죄박물관’이었다. 이 때문에 참상을 보며 깊은 감정적인 충격을 받는다고 한다.

 

자유수호라는 대명분과 민간인 학살과 고엽제 살포 사이의 간극이 크기 때문이다. 그렇다. 이곳은 베트남 전쟁 관련 승자의 기록장이자 패자의 참회록이 쓰여지는 기묘한 공간이다.

 

 

마치 영화 화면 속에서 튀어 나오는 것 같은 베트남전 때 패망을 예고한 유명한 울면서 뛰어오는 소녀사진을 다시 만났다. 종군 사진기자들은 공포에 질려 도망치거나 고통 받는 찰나의 순간을 기록해놨다. 이 기록은 고통과 통증과 함께 이곳에서 영원히 핀셋으로 고정되어 있다.

 

또한 야외에 재현된 수용소 ‘타이거 케이지(Tiger Cages)’ 시설도 마음을 무겁게 한다. 성인 남성을 제대로 서 있지도 못할 좁고 천장이 낮은 철창에 가둔 시설이다. 당시 사용되었던 잔혹한 고문도구들은....

 

 

미국은 1955년 11월 1일 전쟁을 시작했다. 미군 철수는 1973년 3월이었고, 종전일(베트남 통일)은 1975년 4월 30일이다.

 

이날 북베트남 군은 당시 남베트남의 수도였던 사이공(현 호치민)의 대통령궁(통일궁) 담장을 탱크로 밀고 들어가며 전쟁이 공식적으로 끝났다. 그래서 이날을 ‘해방기념일’로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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